Press Release

[기고] 애자일의 패러다임 시프트, 창조적 파괴

2025-06-04

애자일 문화하면 일반적으로 자율, 혁신, 실험, 창의성, 변화 등과 같은 단어가 연상된다. 그런데 기존 패러다임으로는 자율, 혁신, 실험, 창의성, 변화 등을 실현하기가 매우 어렵다. 조직이 자율적이고 혁신적이고 실험적이며 창의적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사고방식, 문화, 가치체계, 시스템 등에 대한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가 필수적이다.

이렇듯 기존의 패러다임을 뒤엎고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판을 바꾸는 것을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라고 한다. 즉, 창조적 파괴는 혁신을 위한 길을 만들기 위해 오랜 관행을 해체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창조적 파괴라는 용어는 경제학자 슘페터가 제시한 개념으로 창조와 파괴라는 상반된 단어로 구성돼 있다. 슘페터는 혁신을 위해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시장경제의 특성과 그로 인해 낡고 비효율적인 것들을 몰아내는 영향력 모두 시장경제가 가지고 있는 빛과 그림자라고 주장했다. 이렇듯 혁신은 창조와 파괴라는 야누스적인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등장한 빅테크 회사들은 이러한 창조적 파괴의 개념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애플은 단순히 아이폰이라는 스마트폰의 기술 혁신을 이룬 것뿐만 아니라 앱 스토어라는 거대한 앱 생태계를 건설해 기존 형태와 완전히 다른 새로운 소비 패턴을 창조해 냈다.

앱스토어는 애플의 응용 소프트웨어 가게라는 의미로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자신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앱스토어 등록할 수 있고 사용자는 자신이 필요로 하는 소프트웨어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이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유통 시장과 스마트폰의 창조이자 기존의 소프트웨어 유통 산업 및 셀룰러 폰 시장의 파괴를 의미한다.

애플과 비슷하게 2024년 말 기준 전 세계 가입자수 3억 명을 돌파한 온라인 스트리밍 기업 넷플릭스는 전 세계 온라인 동영상 시장 점유율 30%로 1위를 차지하면서 온라인 동영상 시장을 창조했다. 기존의 디스크 대여 산업 및 전통적인 미디어 산업을 파괴시키면서 관련 회사들을 모두 넷플릭스화(Netflixed) 되도록 했다.

1997년 설립된 넷플릭스는 온라인 DVD 대여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대여점이라고 해서 매장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넷플릭스 홈페이지에서 DVD 대여 신청을 하면 DVD를 우편으로 보내주는 방식이었다. 반납을 할 때는 넷플릭스가 제공한 봉투에 DVD를 담아 우체통에 넣기만 하면 되도록 했다.

이렇듯 넷플릭스의 대여 서비스는 기존 DVD 대여점과는 달리 연체료가 없었고 월 정액 요금을 내면 DVD를 무제한으로 빌려 볼 수 있는 구독형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창조했다. 2007년부터는 구독자들에게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해 현재 전 세계 인구의 1/3이 넷플릭스를 보게 하는 온라인 스트리밍 대제국을 건설했다.

그러면 넷플릭스는 어떻게 이렇게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을까? 그것은 바로 넷플릭스가 애자일 방식의 패러다임 시프트를 통한 창조적 파괴를 했기 때문이다. 이런 넷플릭스의 창조적 파괴는 창업자인 리드 헤이스팅스에 의해 실행됐으며 그의 이런 애자일 리더십은 지금의 넷플릭스가 되게 한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

사실 넷플릭스는 리드 헤이스팅스가 만든 첫 번째 회사가 아니다. 그는 넷플릭스를 만들기 전에 퓨어 소프트웨어라는 벤처 회사를 만들었는데 당시 그는 다른 벤처 회사와 마찬가지로 규정과 제도의 준수보다는 벤처 회사답게 미래를 향해 약진하는 회사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회사 규모가 점점 커져 감에 따라 경비 사용 기준이 모호해지자 직원들이 하룻밤 출장비로 수백 달러를 쓰는가 하면 고가의 사치스러운 사무실 의자를 구매하는 등 전혀 비상식적인 행동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를 규제하려는 회사 규정은 하나둘씩 늘어만 갔고 리드 헤이스팅스는 직원들의 참신한 발상과 발 빠른 변화 대신 까다로운 규정과 절차의 준수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즉, 관리가 혁신을 저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퓨어 소프트웨어는 시장의 빠른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1997년 경쟁사에 매각됐다.

이런 실패를 딛고 리드 헤이스팅스가 새로 만든 회사가 바로 넷플릭스였다. 리드 헤이스팅스는 퓨어 소프트웨어 시절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많은 고민과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그는 여러 해 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후에 마침내 문제 해결에 대한 답을 찾아냈다. 그것은 바로 ‘규칙 없음(No Rules!)’이라는 기존 관리 체계에 대한 창조적 파괴였다.


그 첫 번째는 바로 ‘인센티브 없음’이었다. 넷플릭스는 연봉만 있고 인센티브가 따로 없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보너스에 큰 관심을 갖게 되면 일에 대한 창의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넷플릭스가 대부분의 회사가 채택하는 인센티브 방식을 없앤 이유다.

예를 들어 기본 연봉 20만 불에 개인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 15%를 제공해 개인 최대 23만 불을 지급하는 회사가 아니고 아예 기본 연봉 23만 불을 제공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직원들로 하여금 인센티브에 신경 쓰지 말고 각자 최고의 창의력을 발휘하라는 취지다.

이에 대한 리드 헤이스팅스의 철학은 확고하다.

“회사를 최고의 인재로 채울 수 있는 방법은 최고의 인재에게 고액의 보수를 지급하고 업계 최고가 되도록 연봉을 계속 인상해 주는 것”이라고 그는 단호히 말한다.

이 첫 번째 “규칙 없음: 인센티브 없음”은 애자일의 인간 중심 및 신뢰와 존중의 가치와 일맥 상통한다.

넷플릭스의 두 번째 ‘규칙 없음’은 ‘출장 및 경비 승인 없음’이다. 넷플릭스의 출장 및 경비 승인에 대한 규정은 아래 단 한 문장밖에 없다고 한다.

“넷플릭스에 가장 이득이 되게 하라.”

예를 들어 직원이 일반적인 출장을 갈 때 비행기의 비즈니스석을 이용하는 것은 넷플릭스에 이득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어느 직원이 다음 날 아침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하기 위해 야간 비행을 해야 할 때는 비즈니스석을 이용하는 것이 회사에 이득이 된다고 여긴다. 왜냐하면 이 직원이 비즈니스석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다음날 가장 좋은 컨디션으로 프레젠테이션을 하게 하는 것이 회사에 이득이 되기 때문이다.

리드 헤이스팅스는 신입사원이 들어올 때마다 그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이런 맥락을 제시한다고 한다. 그는 신입사원들에게 만일 여러분이 하는 선택이 넷플릭스에 이득이 된다고 생각하면 누구에게 물어볼 필요 없이 스스로 선택하면 된다고 말한다.

그는 넷플릭스의 그 누구라도 까다로운 규정과 절차를 지키는데 시간 낭비를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런 짓 이야말로 혁신적인 직장을 만드는 창조적 기운을 없애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퓨어 소프트웨어에서 한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이 규칙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 두 번째 ‘규칙 없음: 출장 및 경비 승인 없음’은 애자일의 투명성과 임파워먼트의 가치와 일치한다.

마지막 세 번째 넷플릭스의 ‘규칙 없음’은 ‘휴가 규정 없음’이다.

넷플릭스는 하루에 8시간 일하는 사람도 있고 16시간 일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아무도 직원이 하루에 몇 시간 일을 하는지에 대해 관리하지 않는다.

이에 어느 직원이 회사에 이런 질문을 했다. “우리는 야간에 온라인 미팅도 하고 주말에 집에서 이메일 작성도 합니다. 그런데 누가 몇 시간 일을 했는지 아무도 확인하지 않는데 왜 휴가는 누가 일 년에 며칠 가는지는 회사에 알려야 하나요?”

이 질문을 받은 리드 헤이스팅스는 휴가 규정을 없애기로 했다. 그는 모든 직원들이 사전 승인 없이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만큼 휴가를 사용하도록 했다. 담당 매니저에게 누가 언제 며칠의 휴가를 사용하는가에 관한 관리를 하지 말도록 지시했다.

그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규정을 없애니 관료주의적 풍조가 사라졌고 휴가 관리 시스템을 유지하던 하던 행정비용도 절감됐다. 특히 직원들이 회사가 나를 믿고 신뢰한다는 자부심을 갖게 돼 더욱 큰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하게 됐다.

이 세 번째 ‘규칙 없음: 휴가 규정 없음’은 자율과 신뢰라는 애자일의 가치에 해당된다.

애자일의 가치와 결부된 넷플릭스 관리에 대한 창조적 파괴는 다른 창조적 파괴와는 다르게 창조로 인한 행복만 있고 파괴로 인한 고통은 없는 아주 이상적인 창조적 파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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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일 오픈소스컨설팅 애자일 컨설팅 고문 / Head of Agile Transformation

전) AIA 생명 Chief Technology & Operation Officer / 부사장 역임  

   MetLife 생명 Chief Information & Operation Officer / 전무 역임

   BNP Paribas Cardif 생명 Chief Information Officer / 상무 역임

   Unisys Korea Global Industry Service 사업 본부장 / 상무 역임

   HP Korea 기술 컨설팅 사업 본부 / 수석 컨설턴트 역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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